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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5/12] 막장 드라마 펼친 국민의힘, 그 발목 잡는 윤석열 2025-06-22 09:49:22
대선이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이십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주말에서야 후보를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바닥 모를 추락상을 보였다. 후보가 결정된 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한길 뉴스’를 통해 단결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아직도 바닥을 만난 것 같진 않다. 민주당은 사실상 나 홀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양새다. 민생, 실용 공약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법원과 사법부를 향해선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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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홍준표 도움 받아 기사회생한 김문수, 다시 윤석열에 의탁?

 

지난 주 후반 국민의힘 지도부가 보인 행태는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본 장면이었다. 공식 경선 절차를 통해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덕수 후보를 옹립하기 위해서 무리수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무리수를 거듭했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 과정에서, 특히 한동훈 전 후보와 결선 과정에서 ‘선출시 한덕수와 즉각적 단일화’를 약속했던 김문수 후보의 행태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지만 친윤 지도부와 한덕수 측의 행태가 워낙에 상식 밖이라 한동훈, 홍준표  뿐 아니라 나경원 등 범친윤계 일부도 반대편에 섰다. 결국 당원 찬반투표에서 한덕수 옹립안이 부결됐다.

후보 경선 직전에 복당해 친윤 세력의 지지를 업고 한덕수와 단일화 대상으로 낙점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김문수 후보가 나름의 ‘정치력’을 발휘해 최종 후보 등록에 성공한 것. 이 같은 반전을 나름의 반등 계기로 삼을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김 후보는 11일 오전 강경한 탄핵반대파이자 보수 성향이 짙은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권영세-권성동 지도부가 아닌 친윤-탄핵반대파와 협력을 분명히 한 것.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같은 시점에 ‘전한길 뉴스’를 통해 김문수 후보를 치하하며 이번 선거를 체제 수호의 장으로 규정했다. 또한 그는 “저 윤석열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나 친윤 세력 입장에서도 마뜩치 않겠지만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은 물론 부인의 재판과 수사가 옥죄어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이번 선거를 방패막이로 삼을 뜻을 분명히 한 것.

이런 상황에선 단일화 논란 과정에서 김문수 편을 들면서 윤 전 대통령과 친윤 세력을 맹비난한 홍준표 전 후보는 물론 경선 과정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단일화 논란 과정에서 똘똘 뭉쳐 친윤 지도부의 기획에 맞선 한동훈 전 후보 측이 김문수 후보에 가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입장에선, 더욱 편한 선거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

결국 이번 대선은 보수 진영, 국민의힘 재편 여부 정도가 관심거리인 것. 공적 권위는 김문수 후보에게 있지만 그는 애초부터 강경보수의 소신을 갖고 있는데다가 세가 없다. 김문수 후보와 친윤 진영이 다시 ‘화합’해 선거를 치른다면, 선거 이후 국민의힘은 존속 여부가 관심사가 될 것이다.

경선 이후 존재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 한동훈 전 후보 측은 선거 기간에도 자신들의 포지션을 지키겠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역 행보를 포함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큰 반향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에 부합하는 행보다. 하지만 사법부에 대한 과한 압박은 집권이 성사된 이후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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