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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5/15] 이재명, 송영길, 김남국 리스크가 정립(鼎立) 2024-04-22 18:19:29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당 대회 과정에서 송영길 전 대표 측의 돈 봉투 파문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고액 코인 투자 건까지 덮쳤다. 문제 자체도, 당의 대응도, 전망도 모두 악성이다. 김 의원의 탈당은 사태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김 의원이 강경파 당원이나 친민주당 장외세력에 기대면 사태는 더 악화할 것이 분명하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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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5.23 봉하 앞두고 최악 상황 맞은 민주당

 

<조선일보>의 최초 보도 이후 김남국 의원은 검찰과 보수 언론에 역공을 가하며 자신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정치적 음모로 규정했다. 하지만 역공을 취하며 스스로 공개한 자료 속에 그가 소유한 '클립' 전자지갑 날짜와 일부 잔액이 드러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 전문가들이 김 의원 전자지갑의 주소를 특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검찰이나 관계 당국도 확보하지 못했을 김 의원의 거래 규모와 내역, 거래 시간까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사태의 성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만약 김 의원이 스스로 단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완전히 자승자박의 형국인 것.

민주당 입장에서는 철저한 자체 진상 조사를 통해 김 의원의 의혹을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그나마 당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다. 원내지도부가 구성한 것으로 보이는 조사팀의 면면도 나쁘지 않았다. 김 의원 본인도 적극 협조를 약속했던 것. 하지만 본격적 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의원총회를 앞두고 김 의원이 자진 탈당을 감행함으로써 이런 시나리오는 무산됐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김 의원에 대한 통제력은 상실한 반면 김 의원의 과거 행적은 물론 앞으로 행태에 대해 고스란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김 의원 본인이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항상 민주당을 응원하고 함께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이재명 대표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 관련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문제 등 세 가지 부패 의혹이 삼정립(三鼎立) 해 민주당을 완전히 둘러싼 모양새가 갖춰진 것. 한가지 이슈가 약해지더라도 나머지 두 가지 이슈가 버텨주면서 민주당의 나쁜 이미지를 유지시킬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미 김어준 씨 유튜브를 통해서만 자기 해명을 전달했던 김 의원이 앞으로도 같은 전략을 취한다면 오히려 폭발력은 더 커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혁신을 압박하고 쇄신을 견인할 수 있는 장외세력조차 전무하다. 전통적 시민단체들은 그 권위를 상실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장관 등은 제각각 자기 계산과 로드맵으로 바쁜 상황이다.

5월 중하순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5월 18일 광주와 5월 23일(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 김해 봉하에서 힘을 모으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보수 기득권 세력’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일정이 배치되어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 5.18 ~ 5.23 시기에 스스로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치지 못한다면 의혹의 삼정립(三鼎立)은 더 강고해질 것이고, 당 대표와 최고위는 형해화의 길을 걸을 것이다.

 

여권, 통합과 민생을 내세울 때 정치적 실리도 따라올 것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쨌든 한숨 돌린 상황이 됐다. 김재원-태영호 전 최고위원을 징계하는 등 한숨 돌린 상황에서 상대방의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늘 그랬듯, 여권의 악재가 다시 민주당의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은 상존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나 용산 대통령실이 민주당을 직접 공격하는 발언을 내놓는다면 야당 지지자들이 역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5.18과 G7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대통령과 내각은 국민 통합과 민생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가치와 민생을 내세울 때 정치적 실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자기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일 때 민주당과 차별성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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