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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16] ‘비-친윤’을 ‘비윤’으로 몰아붙이는 뺄셈 전략의 리스크 2024-04-16 14:42:14
지난 연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보합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대해선 두 가지 요인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 요인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난해 하반기처럼 지지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여당 전당대회에서 역-컨벤션 효과가 나타날 조짐이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주 검찰 출석 이후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결국 여야 모두 자기 숙제 해결이 중요한 상황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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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세 막는 두 요인, 첫째는 자연스럽지만...

 

지난주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보합세를 보였다. ARS 기준으로는 40%대 초반, 전화면접 기준으로는 30%대 후반 선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것.

지난 두 달여 동안 윤 대통령은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줄이고 국정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 자체에 대해 보수 일변도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어쨌든 논점 자체가 ‘일’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노조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는 보수 진영뿐 아니라 중도층도 일부 호응을 보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존재감만 홀로 도드라졌던 내각에서 이 기간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급부상하면서 ‘투 톱’ 이미지를 형성했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고 흐트러진 모습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층의 지지세가 회복되면서 전반적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잘못했던 것들’이 상당히 줄어들긴 했지만 ‘잘하는 것’이 늘어났다고 말하긴 힘든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 추세에는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 이런 흐름을 잘못된 것이라 말할 순 없다. 바닥을 다진 다음에야 점프가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결집보다 확장을 고민해야 할 때다. 진보 보수의 화합 등 가치의 측면도 중요하겠지만 실제 실적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이런 흐름은 계단에 올라서면 다음 계단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두 번째 요인은 그렇지 못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핵관’ 프레임이 다시 강하게 힘을 얻고 있는 것에선 어떤 필연적, 긍정적 요소를 찾기가 어렵다. 구심력을 강화하겠다고 무리하게 힘을 쓰면 반작용이 나타나고 원심력이 오히려 강해지기 마련이다.

민주주의 정부를 포함한 거의 모든 권력에서 ‘실세’의 존재는 필연에 가깝다. 법적, 제도적 지위와 실제 영향력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자체는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다. 권력 중심부를 핵으로 하는 여러 동심원이 원활하게 작용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권력 시야의 사각에 있는 여론을 전달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 ‘실세’의 긍정적 작용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실세’가 이런 긍정적 역할에 충실할 때는 대중의 시야에 잘 잡히지도 않는다. 실세 영향력의 긍정성과 존재감은 대체로 반비례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권 구성을 1.친윤 2.비-친윤 3.비(반)윤’으로 분류해놓고 볼 때 지금은 마치 1이 2를 3쪽으로 밀어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당장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당대회가 본격화됐을 때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더 나빠질 것이다. 주류 진영의 전략적 고민, 궤도와 스타일 수정이 시급하다.

 

야당 문제의 본질, 반사이익 회로가 망가져 버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주 검찰에 출석한 이후 신년 기자회견도 열어 오랜만에 많은 메시지를 냈다. 먼저 검찰의 압박을 정치 보복으로 다시 명확히 규정한 다음 현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해서도 명확히 각을 세웠다. 정치적 반격과 정책적 반박의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직면한 본질적 문제는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낮아진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스러운 반사 이익의 회로는 이미 망가졌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말의 강도를 높일수록 회로는 더 망가지게 된다. 복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비상경제회의, 영수회담 등 너무 많은 카드를 늘어놓아서 말의 무게와 진정성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특정 사안을 골라서 정부에 대한 협조 의사를 보이면서 다른 이슈에 대한 반대를 예각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친윤, 선거제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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