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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8/9] 여야 주자들은 언제까지 ‘중원’을 비워 놓을까 2024-04-18 04:15:29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입추가 이미 지났고 말복을 경과하면서는 더위도 한 풀 꺾일 것이다. 정치권의 자기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여든 야든 넓은 중원을 비워 놓고 지지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극단을 향해 달리기는 더 심해지는 형국이다. 왜 그럴까? 정치인들이 아무 생각이 없어서? 이번 주에는 ‘중원 비워두기’의 구조적 요인과 변화 전망을 짚어봤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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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에서 출발해서 지지층 공략으로 질주 중인 대선 주자들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인해 차기 대선 구도는 완벽한 진영대결 형태를 띄게 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남아있지만 ‘제3세력’으로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중원이 비어 버린 형국이다.

하지만 경선 국면인 양 진영 주자들은 지지층 결집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중원이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 없이 제각기 고정 지지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여권을 보자면 경선 초기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사뭇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려 했던 이재명 지사나 안정감이 강점인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공략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야권을 살펴봐도 포지티브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전 정권과 현 정권 모두에게 ‘탄압’을 받은 이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기존 국민의힘 보다 더 강한 보수적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야권 기존 지지층과 스킨십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치고 나가는’ 인물이 눈에 띄지 않고 선두권 주자들의 경우 비호감도가 오히려 더 높아지면서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형국인 것.

하지만 박용진, 원희룡, 유승민 등 중도적-탈진영적 어젠다를 강조하는 인물들이 더 주목을 받거나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지도 못하고 있다. 종원을 비워 놓고 지지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사들이 이들을 진지한 위협요인으로 여기지도 않는다는 것.

 

언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내년 3월에 마무리되는 대선 레이스가 7개월이나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황이 끝까지 이어지지도 않겠지만 금방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여당은 법사위 권한 약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언론중재법, '공시가격 상위 2%'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종부세법을 이달 필수 처리 법안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여야 갈등이 더 높아지고 지지층 결집에 주력해야 할 요인들이 좀 더 남아있다는 것.

결국 ‘바닥’을 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선 바닥을 치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

경선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가 더 높아지는 시점, 혹은 경선 승자가 사실상 정해지는 시점이 되어야 중도화 압박이 거세질 것이다. 이번 주부터는 압박이 본격화되지는 못하겠지만 압박의 조짐은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지금 같은 지지층 매달리기 분위기가 확 바뀌려면 1. 전반적인 압박이 높아져야 하고 2. 진영 전체뿐 아니라 개별 주자들도 그 압박을 수용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펼쳐져야 하고 3. 중도화 압박을 소화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1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고 2는 전략적 판단과 결부된 문제이며 3은 개별 주자들과 캠프 역량의 문제다. 2, 3 특히 3에서 변별력이 강하게 드러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중원 비워두기, 중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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