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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12] 민주당 본경선, 초반 상황 규정할 두 가지 포인트 2024-04-23 00:55:43
민주당이 컷오프를 통해 여섯명의 경선 주자를 가려냈다. 여권 내에서 오랫동안 1위를 달리던 이재명 지사는 집중 공세를 통해 타격을 입었다. 이재명 지사가 본경선에서는 ‘모드 전환’을 할 것인지, 상승세를 보이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반이재명 흐름’이 집중될 것인지를 전략적 포인트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당 이준석 대표는 여가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로 여겨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지만 거꾸로 이 모습이 이 대표의 약한 고리가 될 수도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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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왜 스탠스가 흔들렸나?

 

민주당이 컷오프 경선의 등수와 구체적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재명 지사의 기세가 한 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예상 질문’이나 다름없는 기본소득 문제와 도덕성 논란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제일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따박따박 반박을 하진 않더라도 논리와 감정의 면에서 설득력을 보여줬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또한 능동적이고 포지티브한 새로운 이슈를 꺼내서 논점을 이동시키지도 못했다.

물론 경선 단계에서도 ‘본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1등 후보의 입장에선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지만 생각보다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

게다가 추미애 전 장관이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도 짚어볼 만한 포인트다.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가긴 했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과하게 ‘강성 친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이재명 지사에 대해선 중립적 내지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한 것.

추 전 장관이 도발적이고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이 지사의 ‘본선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었겠지만 그 부분에선 전선이 형성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반이재명 전선’만 오롯이 부각되었고 그 반사이익이 2위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집중되는 형국인 것.

윤석열 전 총장이 주춤거리는 것도 이재명 지사에겐 악재라고 볼 수 있다. 반대 진영에 강력한 주자가 있을 때는 ‘1위 주자’에 대한 보호 기제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이는 뒤집어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경선 구도가 혼전양상으로 펼쳐진다면 야권 판세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그리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

 

올림픽 개막 전 두 가지 포인트는?

 

본 경선이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는, 8월 15일 1차 선거인단 투표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당장부터 더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것이다. 당장 이달 23일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의 상황이 큰 규정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이때까지 포인트는 △이재명이 ‘모드 전환’을 할 것인가 △추미애, 박용진의 존재감이 더 약해지면서 이낙연이 반이재명 기류를 흡수해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인가 정도가 되겠다.

이에 따라 올림픽 폐막(8월 8일) 이후 1차 선거인단 투표와 호남 경선까지 구도가 짜일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엔 코로나19 확산 상황, 4차 확산에 따른 재난지원금 기조 전환 여부 등도 중요한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 이준석의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선출 이후 당무에 대해선 기대 이상으로 노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고위원들이나 중진 의원들과 분란이 불거지는 것도 없고 당 안팎의 대선주자들과 관계도 지금까진 괜찮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론까지 나왔다. 여가부 폐지론에 대한 반발이 만만찮았지만 오히려 판을 키운 것.

이 대표는 ‘행정의 효율성’과 ‘작은 정부론’을 그 이유로 내걸고 있지만 폐지 드라이브에는 두 부처에 대한 2, 30대 남성의 좋지 않은 여론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2, 30대 남성이 아니더라도 현 정부 들어 두 부처의 ‘퍼포먼스’에 대해선 좋지 않은 평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논쟁 지형 자체가 “일 못하면 없애야 되냐”는 식이지 “일 잘 하는데 왜 건드리냐”는 식은 아닌 것.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는 공세를 더 강화하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성과에 대한 평가’와 ‘존폐 결정’은 엄연히 다르다. 이 대표가 ‘다른 부처에 업무 분산’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정교한 고민이 반영된 것 같지도 않다. 정당과 정치인의 지지율과 위상이 낮을 때는 확장이 쉽다. 예컨대 10% 지지율을 가진 쪽이 30%를 바라보고 움직이면 그 자체가 확장적 행보인 것. 하지만 30% 지지율을 가지게 되고, 수권을 바라보게 되면 처한 상황도 달라지는 것.

게다가 이 대표와 여러모로 가까운 유승민, 하태경 두 사람만 적극 찬동하고 나서는 것도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이재명, 이준석,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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