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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5/4] ‘코로나19’에 가려졌던 ‘민낯’이 드러나다 2024-04-13 23:07:56
지난 주 짚어 본대로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선언했다. 학교가 문을 열고 프로야구도 개막하게 된다. 금주 중 거대 양당의 원내대표 경선 등 정치 이슈가 진행되겠지만 초점은 일상의 회복과 경제 문제일 것이다. 또한 이천 냉동창고 건설현장 화재로 불거진 고질적인 산업안전 문제, 남북 이슈 등 코로나에 가려져 있던 한국사회의 ‘기저질환’ 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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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변 논란보다 이천 화재가 더 중요

 

이천 화재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변 논란은 상당히 징후적이다. 코로나19에 묻혀 있던, 혹은 잊혔던 사안들이 다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한국 사회 전체의 역량이 발현됐고, 이에 따라 국가적 위상도 제고됐고, 국민적 자긍심도 상당 부분 고취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경제지에서는 발 빠르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신 코리아 프리미엄’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방역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한국은 분명히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과 남북관계에서 여전한 ‘민낯’도 드러났다.

이는 정부와 사회 역량의 총체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대북 이슈보다 이천 참사가 더 어려운 문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변 논란으로 한반도의 불투명성, 탈북자 출신 야당 당선인들의 자질, 한국 내의 이념적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지만 분명 과거에 비해 파장은 작았다. 이번 총선에서 여실히 드러난 보수 진영의 역량 및 영향력 축소와 겹쳐지는 장면이다. 또한 냉정히 볼 때 김정은 위원장 등 북 권부 핵심에 미치는 우리 영향력이 그리 크진 않기도 하다.

이천 참사는 다른 문제다. 현 정부의 사실상 제1기조나 다름없는 ‘안전 이슈’인데다가 후진적 산업재해의 상존, 고질적인 위험의 외주화, 경제적 보상과 위험의 괴리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검찰과 경찰이 직접적 사고 원인을 수사하겠지만 아마도 예측 범위 밖에 있진 않을 것이다. 사고 경과는 상당수 국민들이 짐작하는 ‘스토리’ 안에 있을 것이다. 특정 개인의 큰 과실이 드러난다고 해도 본질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고 원인 규명->안전관리자 및 책임자 처벌->면피성 법안 마련->현장 노동자와 하급 관리자에게 안전 부담 전가 등 그간 많이 봐왔던 프로세스가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그럴 경우 ‘안전한 한국’과 ‘위험한 한국’의 분리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정치와 행정은 ‘대한민국 전체’를 감당할 역량이 없음을 스스로 자인하게 되는 꼴이다.

이번 참사야 말로 초당적 대책,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에게도 ‘정치적 효능감’을 맛보게 해야 한다.

 

야당 새 원내대표, 김종인 맞이할까

 

대중적 관심은 덜하지만 원내대표 경선은 주요한 일이다. 여당의 경우, 옳고 그름을 떠나, 당청 일체감을 더 강화하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측 가능성은 높다는 이야기다. 여권에선 아무래도 전당대회가 더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야당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여당과 의석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다가 당과 보수진영 전체가 ‘그라운드 제로’ 상황이다.

중도적으로 움직이면 ‘전투력이 떨어졌다, 야당답지 않다’는 말을 들을 것이고 강하게 나가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김종인 비대위’를 열어젖히는 원내대표 경선이 되더라도 상당히 어려움에 처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완전히 ‘시계제로’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코로나, 원내대표,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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