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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3/16] 한 달 남긴 총선, 참호전으로 끝나나? 2024-04-17 18:43:13
글로벌 팬데믹이 선포되고 전 세계가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뉴노멀‘이다. 학교가 문을 닫고, 종교 행사가 중단되는 게 우리 만의 일이 아니게 됐다. 오히려 전 국민을 향해 ’자가 격리‘를 촉구하는 ’선진국‘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는 선거전의 양상도 바꾸고 있다. ’참호전’이다. 여야가 격돌하지 않는다. 참호 속에서 자기 진영만 결속하고 있다. 공세를 가할 압도적 화력이나 빼어난 전략이 없다면 의미 없는 기관총 사격이나 국지적 돌격만 이어질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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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을 내리는 것은 정부와 정치의 몫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둘러싸고도 지루한 참호전이 진행되고 있다. ‘잘 막고 있다’, ‘마스크 모자라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냐’ 쪽은 ‘전 세계가 한국을 극찬하고 있다. 한국 언론과 야당만 비판한다’로 역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짜파구리’와 대통령의 ‘곧 종식’ 발언을 무기로 삼았던 쪽도 굳세게 버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나 한국 의료계, 나아가 시민의식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싱가폴이나 대만처럼 정부 전체의 리더십에 대해선 언급량 자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남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는 중요하지만 현 국면에서 상황이나 본질을 변화시킬 요인은 아니다.

3월 23일로 계획된 유치원, 초중고 개학일이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일선에서 방역을 담당하는 쪽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편이 무조건 좋다는 쪽이다. 하지만 기업, 자영업, 개인 등 모두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이 분명하다. 취약계층부터 쓰러지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감수하는 것은 정부, 정치의 몫이다. 최악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거나 미루는 것이다. 초기 국면에서 중국 입국자 제한에 대한 논란이 거셌을 때 어쨌든 정부는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미시적 수단들을 사용했다. ‘글로벌 팬데믹’은 어떤 면에선 정치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기제기도 하다.

 

소수정당들 3% 봉쇄조항 못 넘고 속속 비례연합당 합류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기이하고 이상한 모습이 계속 펼쳐지고 있다. 여도 야도 확장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를 향해선 무의미한, 리스크 없는 공격만 시도할 뿐 자기 참호만 열심히 파고 있다.

4년 전 여당은 대중을 바라본다는 느낌을 줬었다. 계속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는 “중도층은 미신이다. 중도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당 핵심관계자 입에서 나오고 있다.

조국 논란을 상징하는 두 후보 중 김남국 후보는 일찌감치 전략공천을 받았고 금태섭 후보는 질질 끈 경선에서 탈락했다. 열성 지지자들은 정의당 비례1번 후보의 대리 게임은 공격하면서 자당 비례 4번 김홍걸 후보의 비리 전력은 언급하지 않는다.

물론 민주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하다. 통합당은 약해 보인다. 하지만 중도, 확장을 포기하는 정당이 오래 이긴 적은 없다.

이는 미래통합당도 마찬가지다. 태영호-김종인 논란은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존재 의미를 확인 받겠다는 태영호 전 공사의 소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제1야당 전체가 그 소신 구현을 뒷받침한다거나 휘둘려 가는 느낌을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김종인을 스윙보터 혹은 중도보수의 미러 이미지로 본다면 김종인이 태영호를 용납 못하는 것이 아니라 태영호와 통합당이 김종인을 용납 못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한편 미래당, 녹색당, 시대전환 등 가치지향형 소수정당이 속속 여권 비례연합당 합류를 결정하고 있다. 3% 봉쇄조항이 합류 유인으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지지율을 레버리지 삼아 원내 입성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단기적으로도 총선 과정에서 이들이 자기 가치를 얼마나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례연합당 내에서 민주당의 통제력이 강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총선, 비례연합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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