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3/9] ‘부분적 정상화’, 인과 관계 착각해선 안 된다 2024-04-17 00:26:56
사망자 숫자는 물론 확진자 숫자에서도 이탈리아가 한국을 따돌렸다. 코로나19의 초점이 동아시아에서 유럽 쪽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다행이란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이제 코로나19와 관련해선 방역 그 자체의 문제 뿐 아니라 경제, 외교적 나비효과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금주에는 각 당들이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 짓게 된다. 민주당은 비례 전용 정당 합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가장 먼저 고통받고 가장 늦게 회복하는 사람들을 돌봐야

 

코로나19의 가장 큰 문제는 ‘알 수 없음’이다. 언제까지, 얼마나 갈지, 내 주위가 어떤 상황인지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나름의 ‘안정성’도 조금씩 나타나는 느낌이다. 대구경북의 최일선 의료진이나 공직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현 상황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시점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오전 "하루 500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했다"면서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모두가 기대하는 상황이다. 반면, 전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서울·경기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집단감염 발생이나 의료기관 내 바이러스 노출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3월 23일 대학을 제외한 각급학교들과 유치원 등이 문을 열게 되어있고, 지난 주말부터는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재택근무 등 비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도 이대로 계속 버틸 여력은 부족해 보인다. 긴장감은 가지겠지만 부분적 ‘정상화’에 시동을 걸게 되는 모양새다.

인과관계에 대한 착각이 있어선 안 된다. 안전띠를 조금 느슨하게 하는 이유는 ‘계속 이대로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위험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취약계층 및 그보다 조금 나은 축에서는 이미 문제가 발생한 지 오래다. 이들은 가장 먼저 고통받고, 가장 늦게 회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눈 앞에 다가온 총선도 이들에게는 좋지 않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은 그 어느 때 보다 목소리 큰 사람들의 주장이 잘 먹히는 시기다. 이건 무슨 재벌, 기득권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 나라들의 위생, 의료 역량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동아시아(한국, 중국, 대만 등) 보다 중앙 정부와 말단 행정, 방역 조직의 위계성이 떨어지고 국가 전체의 ‘일사분란’은 말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마스크에 대한 양 지역의 극과 극의 태도 차이가 대표적인 예다. 

 

민주당, 86그룹 비중 더 늘어나고 있어

 

이런 국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지지율을 선방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 행보는 어지럽다. 주말에 민주당은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했다. 86 그룹 위주 수도권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무더기 단수 공천, 비례용 정당에 대해선 ‘전 당원 투표’부의를 결정했다.

공천 초반 경선에서 중진 의원들 일부가 탈락했었다. 그런데 그들을 꺾은 상당수가 ‘86그룹’이었다. 그리고 돌아올 '전직 의원'의 상당수도 86그룹이다. 민주당에 한해선 86그룹의 비중이 오히려 더 커지는 모양새다.

‘조국 사태’에 대한 성찰론이 나오고 이철희, 표창원 등 초선 의원이 불출마선언을 하던 지난해 말 분위기와는 천양지차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불출마가 있지만 개인 차원의 정치 행동으로 이해될 뿐이다.

또한 후자의 경우 이 당에서 진지한 토론이나 논의가 진행된 적이 없다. ‘말도 안 된다’ -> ‘공식적 이야기가 아니다’식으로 시간을 끌다가 ‘보고용’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한 번, ‘전당원 투표 부의’ 결정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한 번이 열렸을 뿐이다. 이제 비례용 정당의 책임은 민주당 전 당원이 골고루 나눠지게 생겼다.

물론 바람 따라 흘러간 것은 아니다. ‘탄핵 저지’를 명분으로 비례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민주연구원 보고서가 작성된 것이 지난 달 하순이고 그 이후 이른바 마포 ‘5인 회동’이 열렸다. 민주당은 기획과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코로나, 총선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