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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6] 검찰 문제, 2019년의 변수에서 2020년의 상수로? 2024-04-23 07:32:36
여러 분야에서 작년 초 부정적 전망이 크게 틀리지 않았던 한 해였다.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진 않다. 묘한 부정적 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작년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이 하나 있었다. 바로 검찰을 둘러싼 갈등이다. 올해는 더 심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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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문재인 정부 4년 차로서 총선이 실시되는 해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세계 경제 차원에서도 대외적 전망은 별로 좋지 않다. 국외와 국내를 무 자르듯 나눠 볼 수 없지만, 대내적 전망도 그리 밝아보이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저성장 추세가 바뀌긴 쉽지 않아 보이고 정부의 경제 실력이 갑자기 좋아지기도 어려울 것이다. 젠더 갈등, 세대 갈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로 대표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출산율, 자살률, 혼인율 같은 사회지표들이 반등할 기미는 안 보인다.

정치적 결집-역결집과 고리를 이루고 있는 이념적 갈등, 사회적 갈등도 올해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딱 1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전망이 나왔었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

지금 예측 밖의 사건 사고, 혹은 짚어볼 순 있지만 전망하기 어려운 외교안보 이슈를 제외하면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는 셈이다.

양당구도가 심화되면 선거법이 변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은 결과적으로 틀렸다. 갈등은 극심해졌지만 제1야당은 여당을 실제로 위협할 만큼의 역결집을 견인할 능력이 없었다. 그런 까닭에 현재 제1야당은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 연초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상회하고 여당이 야당을 넉넉히 앞서는 것은 이런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분명히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여당 지지율은 대체로 제1야당의 더블스코어 수준이었다. 현 야당의 수준과 실력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차이는 많이 좁아졌다.

이유는 뭘까? 지난 1년 전의 여러 전망 및 예측에 언급도 되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펼쳐진 것들 때문이다.

크고 작은 인사 난맥상이야 ‘정치적 상수’였지만 여권의 총아였던 조국 민정수석(2018년 말 2019년 초 기준)이 ‘조국 사태’의 주인공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조국 사태’가 몇 달을 지속하면서 각각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호출할 줄 누가 알았겠나?

크게 보아 같은 맥락이지만 검찰과 여권의 갈등이 이 정도에 달하리라고 내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년 전 前 정부, 前前 정부에 대한 검찰의 먼지떨이식 수사를 높이 평가하던 사람들이 강력한 ‘검찰개혁론자’가 됐고, 그 때 검찰을 맹비난하던 사람들의 상당수는 ‘검찰 수호자’로 변신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윤석열 중앙지검장(2018년 말 2019년 초 기준)이 검찰총장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은 없지 않았다. 그렇게 된다면 만만치 않으리란 예측도 따라 붙었다. 하지만 하반기 정국의 주인공이 검찰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런 전개 때문인지 검찰 관련 전망과 예측들이 많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공판, 2018년 울산 시장 선거 관련 수사, 그리고 초읽기에 들어간 검찰 인사 등이 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총선 이후에는 더할 가능성도 있다. 21대 총선이 끝나면 공수처 인선이 본격화된다. 재편된 여야는 개원 직후부터 공수처장, 차장, 검사 인선을 두고 격돌하며 극한 대립에 돌입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공수처가 출범하면 검찰과 힘겨루기. 초유의 공-검 갈등, 그러면 하반기고, 연말이다.

2019년은 예측하지 못했던 검찰 변수가 정국을 관통했다면, 2020년은 예측되는 검찰(공수처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정말 이 그림대로 일이 전개된다면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다.

만일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에 누르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것이 대응전략이라면 이 시나리오는 정말로 현실화 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총선,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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