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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2] 난마와 같은 12월 정국, 靑 개편 고민 필요 2024-04-21 16:53:31
매년 연말은 정국이 편치 않았다. 예산과 법안의 마감을 앞두고 밀고 당기기가 일쑤였다. 매년 비슷한 모습이다. 예산안에 대해 여당은 ‘경제 살리기’라고 야당은 ‘선심성’이라고 딱지를 붙였다. 법안들에 대해서도 ‘민생’과 ‘결사 저지’라는 딱지가 동시에 붙었다.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선거법과 공수처라는 ‘제도’ 법안이 겹쳐져 있다. 게다가 유재수 전 부산시장,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한 사안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수렴되고 있다. 시계 제로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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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김기현 논란은 매우 좋지 않은 흐름

 

올해 12월 정국은 말 그대로 난마(亂麻)와 같다. 예산과 법안은 기본이다. 정부 편성 기준으로 513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격론이야 국회의 당연한 책무다.

한번 정하게 되면 바꾸기 어려운 있는 선거법, 그리고 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은 그냥 ‘쟁점법안’이라고 붙이기에는 사이즈가 크다. 그럴수록 정치력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실은 두 법안이, 그 가치나 의미와 별개로, 세부적인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한국당 비판과 조국 전 장관 방어에 집중하면서 시간만 보냈다. 뒤늦게 조정에 들어갔지만 내부, 외부(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와의 조율도 쉽지 않은 것이 현재 속사정이다.

게다가 비호감 야당에 정치 초년병 대표의 어설픈 강경책이지만 어쨌든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을 통해 전열을 정비한 것이 사실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황 대표 단식장을 찾아 “반드시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아내겠다”고 공언했고,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단식장을 찾았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정치-제도의 장이다. 여기다 유재수 전 부산시장에 대한 논란, 그리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논란도 겹쳤다.

‘봐주기’(유재수)와 ‘찍어내기’(김기현)가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전 현직 인사들 외에도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경찰 측 대표 격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고 배경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인 송철호 울산 시장이다.

‘조국 정국’과 다른 듯 유사한 듯 하지만 어찌 보면 폭발력은 더 크다. 연말 정국의 주요 포인트지만 예산이나 패스트트랙 법안들 보다 더 오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상징성은 남다르다.

여기다 우리들 병원 논란 등 정권 초부터 풍문 혹은 뇌관으로 지목됐던 사안들도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한 사안 한 사안이 중요하지만, 흐름 자체가 좋지 않다.

 

인사, 양날의 검

 

지소미아는 ‘종료 유예’가 됐지만 대일관계의 짐은 많다. 일단 일본을 상대로 강제징용 문제 등을 풀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조국 전 장관이 선봉에선 몇 달 간의 대일 강경드라이브의 계산서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내부 결속과 신뢰가 이미 상당부분 손상됐다.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은 ‘종료 유예’와 ‘연장’은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계산서를 또 미루면 이자만 복리로 붙을 뿐이다. 방위비 분담금, 대북 문제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개각도 미룰 수 없다. 개각은 양날의 검이다. 초반에 흐름이 좋다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겠지만, 흐름이 삐끗하거나 후보자들의 예상치 못했던 흠결이 튀어나온다면 앞에서 짚어본 여러 어려운 상황의 폭발력만 더 할 뿐이다.

그나마 용이한 것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청와대 개편이다. 청문회 없이 청와대 인사를 하게 만든 이유는 ‘마음대로’가 아니라 조금 더 자유롭게 적재적소로 사람을 쓰라는 의미다.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패스트트랙, 유재수,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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