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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0/14]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구현되고 있다 2024-04-17 21:00:02
조국 장관 정국에서 통제와 예측이 불가능한 변수들이 불거지고 있다. 장기화에 따른 필연적 흐름이다. 사회와 정치 역시 자연현상과 겹쳐지는 지점이 있다. ‘정의는 승리한다’ 같은 당위 명제가 아니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번 주에는 조국 장관이 직접 출석하는 법무부 국정감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출석하는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배치되어 있다. 돌발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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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한겨레신문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광장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게 추가 조금씩 기우는 형국이다. ‘광화문’이 ‘서초동’보다 더 낫다거나 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초동은 ‘일체감’과 ‘결집’이 강해지고 있다. 조국 장관을 넘어 정경심 교수에 대한 지지 구호가 등장하는 것이 방증이다.

문제는 서초동의 결집력이 강해질수록 그 여집합 역시 강해질뿐더러 더 확장된다는 점이다. ‘광화문’은 여전히 ‘태극기’와 ‘전광훈 목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서초동의 여집합’ 성격도 나타나고 있다. 여권도 이런 기류를 감지한 듯 광화문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잦아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에 돌발적 변수 두 가지가 등장했다. 먼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KBS의 갈등. ‘어용 지식인’을 자임하는 유 이사장은 일찌감치 조국 장관의 가디언 노릇을 했다. 조 장관 지지층에게 논리적 무기를 제공하면서 상당한 효과도 거뒀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KBS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양승동 (KBS) 사장’을 호명하고 그 직후 KBS 사측이 움직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국 장관이 처해있는 ‘검찰개혁 vs 검찰에 대한 압박’ 프레임과 유사하게 되면서 유 이사장의 ‘장외 실세’ 이미지가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한겨레>의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다. <한겨레>는 ‘윤 총장 의혹이 아니라 윤중천의 증언과 그에 대한 검찰 조사의 부실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대중들이 양자를 바라보는 정치적 위치, 보도 시점, 기사 배치 등으로 인해 <한겨레>가 내세우는 입장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 공방은 조 장관이나 여권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두 사안은 엔트로피 증가의 전형적 예다. 엔트로피는 증가할 뿐 줄어들지 않는다.

윤규근 총경 수사, 유재수 부산시 부시장 의혹 재점화 등도 엔트로피를 증가시킬 만한 사안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디서 어떤 것들이 튀어나와서 어떻게 소비될지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검찰개혁 박차’가 답일까?

 

경고음을 포착한 여권의 대응책은 일단 ‘검찰개혁 박차’다. 국정감사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제(13일, 일요일) 이례적으로 고위당정청 협의가 열렸다. 조 장관 뿐 아니라 이낙연 총리까지 국회로 왔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을 봐야한다"며 결기를 과시했다.

오늘(14일)은 검찰개혁안에 대한 조 장관의 ‘대국민보고’가 잡혀있고, 15일에는 이 내용들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당정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조국 장관의 ‘명예로운 조기 사퇴’를 위한 출구전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정청이 조국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 더 명료하다.

금주에는 월요일(14일) 서울중앙지법 국감, 화요일(15일) 법무부 국감, 목요일(17일) 대검 국감이 진행된다.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도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검찰개혁안보다 후자의 일정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이 현실이다.

당청, 국회, 검찰의 일정으로 인해 ‘이번 주가 분수령’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분수령은 이미 넘어선 것이 아닌가?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상대평가의 시간’이 지났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이 조국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 상대평가의 시간은 아니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조국, 검찰개혁,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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