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8/26] 조국, 독도 훈련, 이재용 대법 선고... 전선이 너무 많다 2024-04-17 09:23:34
조국 후보자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국회 청문회가 됐건 국민 청문회가 됐건 최소 금주까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추석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나 했던 한일 갈등은 지소미아 종료-독도방어 훈련 등으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대남 비방과 미사일 발사를 그치지 않고 있다. ‘전선’이 너무 많다.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씨에 대한 대법원 선고도 오는 29일 내려진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추석까지 가냐 마냐는 靑에 달려 있어

 

조국 후보자는 지난 주 중반부터 태도를 바꿨다.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할 때부터 손에 쥐고 있던 텀블러가 사라졌고 발언의 톤도 훨씬 낮아졌다. 따져보면 21일(수)의 민주당 의원총회 다음날부터다. 민주당 의총에서 표면적으론 ‘흔들리지 말자’, ‘지키자’ 목소리가 높았지만 우려와 불안감도 표출됐다.

이후 ‘불법은 없다’는 소리는 잦아들었다. 이해찬 대표를 포함해 다른 의원들도 한국당을 향해선 날을 세웠지만 의혹 문제에 대해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조 후보자도 사모펀드 정리 후 기부, 웅동학원 사회 환원 등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지지층의 결집도 시작됐다. ‘조국 후보자를 법무장관에 임명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수십만을 훌쩍 넘겼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 비판자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됐다.

조 후보자에 대한 ‘판돈’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프레이밍은 통상 정치적 반대진영의 전략적 판단에서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키우고 있다. 독특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치색이 옅거나 진보성향의 조 후보자 비판자들도 정권 반대자로 규정하는 모습이 보인다. 조 후보자 지지 여부를 피아식별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한다면 ‘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청와대는 당보다는 지지자에 가까워 보인다. 아니 지지자들이 청와대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다. 이 해석이 사실에 부합한다면 이 상황은 상당히 오래갈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혹은 ‘국민’청문회-> 청문요청서 재송부->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임명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해보면 추석 목전까지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판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 본인도 지난 25일 “심기일전하여 문재인 정부의 개혁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습니다”면서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습니다”고 기존 스탠스를 굳건히 지켰다.

 

여론조사를 뜯어보면

 

금주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주 정례여론조사에 평소보다 관심이 더 쏠렸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 49%를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도 대동소이했다.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수개월 만에 재현된 것인데, 조 후보자 논란 탓으로 보인다.

다만 오차범위 수준의 ‘데드크로스’는 종종 나타났던 것이다. 좋지 않지만 ‘아주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더 빠지면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된다. 게다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세부 지표 중에선 부정의 선행지표로 해석될 만한 것이 있었다.

주요 분야별 정책 평가 중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은 것은 복지 분야 밖에 없었다. 대북, 외교, 교육, 공직자인사, 고용노동, 경제정책 모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특히 3개월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대북, 외교에 대한 평가가 매우 나빠졌다. 5월 조사에서 대북 분야는 긍정평가 45%, 부정평가 43%였는데 이번엔 긍정평가 38%, 부정평가 50%로 돌아섰다. 외교는 긍정 45%대 부정 38%에서 긍정 39%대 부정 48%로 돌아섰다.

여론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분노하고 강경 대처를 주문해왔다. 그 여론은 현 정부에 대한 지지와 겹쳐 보이는 점도 많았다. 하지만 위의 지표는 겹쳐지지 않는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소미아 중단에 이은 독도 방어 훈련, 북한의 지속적 단거리 미사일 발사, 역내 다른 국가들보다 오히려 더 커 보이는 미국의 모호성 등이 계속 교직된다. 외교나 대북 정책에 불안감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냐 우리냐’ 혹은 ‘한국당이냐 우리냐’는 여권 입장에선 매우 강하고 유리한 프레임이다. 하지만 상대평가만 계속 될 순 없다. 엄정한 절대평가의 시기도 있기 마련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조국, 지소미아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