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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17] 김정은 연내 답방 무산, 잘 된 일이다 2024-04-17 21:25:47
연말 정국에서 원내 5개 정당이 선거제 개혁에 ‘원칙적 합의’를 도출해낸 것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국회의장이 리더십을 발휘했고 청와대도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는 등 과정 자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갈 길을 멀어 보인다. 냉정하게 전망해보면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이 주장하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구심력 강화가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멘텀은 반드시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여당은 향후 국정운영의 전략적 방향타가 이와 맞닿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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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 자체 개혁안도 만들 필요 있어

 

역시 급하고 몸이 달아있는 쪽은 야3당이다. 하지만 과제가 너무 많다. 정개특위 내에서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지만 거대 양당이 책임감 있게 참여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오히려 결과물이 빨리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정국이 어떤 식으로 꿈틀거리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현재 거대 양당에는 현 제도로 인한 초과의석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이 균형점이 유지된다면 선거제개편에 도움이 되겠지만 어느 한 쪽의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협상은 분명히 깨질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 초반 상당한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보수 진영의 구심력이 더 강화된다면, 즉 여권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선거법 협상 전망을 매우 어두워질 것이다.

또한 야3당은 여론을 냉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연동형 비례 자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높지만 의원수 확충에 대한 반감, 비례대표에 대한 불신, 각 정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은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의 상상 이상이다.

어렵사리 연동형비례제가 도입되더라도 공천권 다툼, 불투명하거나 당내 주류 의견그룹의 영향력이 과잉 대표되는 비례 명부 작성이 현실화될 경우 정치 불신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중될 것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은 선거구제 협상과 병행될 필요가 있다.

 

돌아볼 수 있는 때가 됐다

 

연내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사실상 무산됐다. 청와대로서는 매우 아쉽겠지만,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지금과 같은 경제-민생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했을 경우 국민과 청와대의 심리적 이격도는 매우 커졌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심지어 북한을 위해서도 좋지 않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가 1/3이 지나는 이 시점은 국정운영을 되돌아보고 재정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다. 경제와 안전(생활, 노동)에 방점을 확실히 찍어야 한다. 특히 안전 문제는 연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사고가 너무 잦아지고 있다. 과거 적폐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청와대 핵심 비서관들을 내각으로 내려 보낸 대규모 차관급 인사가 최근 단행됐다. 관료사회에는 적절한 시그널일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진 않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여유가 생겼다면 청와대 인사를 원래 계획보다 좀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발생한 여러 잡음, 그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은 상당히 좋지 않은 기시감을 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기소를 전후해 민주당은 나름대로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당청의 밀착도도 좀 더 높아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연동형 비례대표제, 김정은 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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