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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0/1] 정기국회, 정치를 귀환시켜야 한다 2024-04-17 03:46:05
대정부 질의 재개,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가 본격화 되고 있다. 각종 법안 처리, 예산 심의 등의 일정이 앞으로 삼개월간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한두 달 전 각 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 예상과는 완전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에서 싸움은 벌어지고 있지만 ‘정치’는 안 보인다. 전사들과 독전가들은 이리 뛰고 저리 있지만 리더는 안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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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만 지리멸렬해 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여의도 국회의 주요 쟁점은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폭로와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다. 그야말로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논쟁과 토론은 안 보인다. 심재철 의원건을 계기로 입법부의 권능과 행정부 견제, 실정법과 의정활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짐직도 하지만 세금도둑 vs 기밀도둑의 구도에 매몰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후자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다.

 애초부터 심재철이라는 메신저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호응이 낮았던 만큼 예견되기도 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당도 고민이 필요하다. 수사 착수 하루 만에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애들 손버릇이 나쁘면 혼내야 한다” 운운하는 청와대 대변인의 논평은 분명히 과하다.

 정치적 갈등이 청와대와 야당의 전선으로 고착되고 여당은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입법부 전체에 대한 비판과 신뢰저하로 이뤄지는 흐름은 좋지 않다. 지난 두 정부 동안 반복됐던 그림이다. 이 같은 구도는 결국 정치를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야당, 특히 1야당이 더 지리멸렬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여당의 공간도 분명히 줄어들게 된다. ‘개혁’이 실제로 구현되기도 더 힘들어질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도 지금 상황은 문제가 많다. 얼마 전 뜨거웠던 소득주도성장이나 부동산에 대한 논쟁은 경제와 실질적 삶에 대한 문제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규제완화에 대한 논쟁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이슈는 민생 문제에 대한 집중도를 다시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부동산, 규제완화 vs 유지, 교육, 국민연금, 국방개혁 등 논쟁과 양보, 합의가 필요한 ‘진짜 의제’들이 다시 뒷전이 되고 있다. 정쟁이 이어지다가 막상 중요한 ‘진짜 의제’들은 졸속적 일괄 타결이 도출되는 ‘관행’이야 말로 진짜 ‘적폐’다.

 이해찬, 손학규, 정동영 등 이른바 ‘올드보이들의 귀환’은 평가가 엇갈렸지만, 그래도 긍정적 전망이 있었던 것은 정치의 공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기류 전환을 위해 각 당 대표들이 직접 나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중진급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기류 전환이 이뤄지지 못하면 정개특위 활성화, 선거 제도 개혁 등도 기대난망이다.

 

이낙연과 황교안 강세의 함의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이낙연과 황교안 두 전 현직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정제된 언행과 안정감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구체적 정책이나 민생 문제에 장점과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란 이야기다. 정치적 피로감 누적과 안정감에 대한 호응은 샴쌍둥이나 다름없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대정부 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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