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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10] 익숙함과 ‘무능 프레임’의 무서움 2024-04-23 03:34:50
계속 비슷한 흐름이다. 민생 및 경제정책 난맥상과 지지율 하락. 개각 역시 분위기 전환의 모멘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청문회가 진행되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내주 남북 정상회담으로 분위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역-트렌드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와 답은 모두가 다 아는 바로 그 부분에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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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적폐청산은 답이 아니다, 기존 가치까지 떨어뜨릴 것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흐름의 문제고, 나머지 하나는 기저의 것이다.

 전자는 ‘익숙함’이다. 지지율 하락과 경제/교육/환경 등 민생 관련 난맥상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경제는 누가 해도 어렵다”면서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까지 보인다.

 ‘적폐청산’, 개혁입법, 남북관계 개선 등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좋지 않은 징후다. 답이 되지도 못할뿐더러 종국엔 그 자체의 정당성과 효능감까지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무능’ 프레임이다. 현재 정부 정책의 상당수는 좌우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좌우의 동시 공격은 경우에 따라 불편부당함의 방증일 때도 있다. 하지만 좌우의 동시공격이 정당성의 근거가 될 순 없다. 오히려 무능함에 기인한 경우가 더 많다. 이에 대한 착시나 견강부회는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입시로 치환된 교육, 모두가 화를 내고 있는 부동산(이 역시 주거정책이라는 문구는 사라진 상황이다)은 어떤 경우에 속하는가?

 첫째와 둘째는 결국 연결된다. 서로가 서로를 더 키우지만, 귀결점은 무능 프레임이다.

 여권 핵심부가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9월 하순~10월 초가 골든타임일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조금이나마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적기인 것. 그 승부수는 야당이나 보수 세력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경제/민생/인사에 대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정상회담 이후에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등 정치이슈로 먼저 공세를 펼치면서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시도한다면, 당장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래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돕는 곳은 자유한국당 뿐

 

 여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야당들이 조금씩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의 불행한 일 이후 지지율이 반등했던 정의당은 예외다. 자체 프로그램이 없으면 여당과 동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경우 존재감이 높아지고 공간이 늘어나면서 예의 ‘본색’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닌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무신경함, 언어에 대한 무감각, 막말 등이다. 이 발언의 주인공인 김성태, 김학용 등은 그나마 자유한국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다.

 김무성, 황교안 등 올드보이들이 다시 움직이는 것이나 홍준표의 귀국 선언 등도 크게 봐서 같은 맥락이다.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안 들린다.

 이런 움직임은 여당의 반사이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도 저들보다는 이쪽이 낫다”는 인식을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권의 실정->야당의 반사이익->야당의 막말과 오버 행보->여당의 반사이익’이라는 악무한적 프로세스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치인, 지지자들은 물론 상당수 언론들도 이 구도 속에 플레이어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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