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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5/7] 지방선거와 북미정상회담 직전, 스스로를 돌아볼 때 2024-04-23 10:13:22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 선출과 진영별 교육감 후보 단일화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6.13 지방선거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또한 당장 금주부터 한중일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회담이 선거 전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선거 구도를 바꿀 만한 에너지가 유입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각 당들은 상대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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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과 2018년의 차이,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어느 선거나 마찬가지지만 이번에도 공천 잡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과 나머지 정당의 잡음의 방향은 다르다. 민주당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광역 단체장 후보 선출 과정은 무난한 편이었다.

 하지만 수도권, 호남 기초단체장 선출에서는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중앙정치경력과 경쟁력을 겸비한 40대 후보들이 대거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로 나선 2010년과는 매우 다른 모습인 것. 당시에는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도 손색이 없는 후보들이 집단적으로 수도권 기초단체장으로 출마했다.

 지금보다 당세가 훨씬 약했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들의 견제도 덜했다. 또한 견제를 하기엔 당시 민주당의 전반적 형편이 좋지 않아 ‘파이를 늘리고 보자’는 공감대도 강했다. 외화내빈이라는 냉정한 사후 평가도 없지 않지만 정무적 감각과 기획력, 그리고 정치적 야심을 겸비한 이들은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기반을 확장시켰다.

 이들은 4년 전 거의 백퍼센트 재선에 성공했지만 총선 준비 등을 이유로 이번엔 다수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이 빈자리를 채운 이들의 중량감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입지자 그룹의 수준차도 있겠지만 의원, 지역위원장들의 견제가 현저히 늘어나기도 했다.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 ‘당청 괴리감’라는 두 요소가 계속 확장-결합된다면 이 같은 양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지지부진한 야당’이라는 요소 역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반적 비전의 재정립, 구체적 목표의 설정이 여당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선거보다 오히려 내주 원내대표 경선, 8월 전당대회라는 내부 정치스케쥴에 긴장감이 필요해 보인다. 이대로면 청와대도, 당위의 측면을 떠나 현실적으로는, 여당을 별로 무게감 있게 인식할 필요가 없다.

 ‘청와대 뒷받침이 우리의 존재이유’라는 소수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다수의 게으른 결합이 지속된다면 심판의 날은 도둑같이 다가올 것이다.

 

야당, 100원 짜리 1000원에는 못 판다

 

 야당들 역시 본격 선거 국면 이전에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물론 ‘드루킹 특검’ 주장은 야당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사회주의 개헌을 막아내야 한다’는 식의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믿지 않는 주장과는 궤가 다르다. 여야가 서로 반대 상황에 처해있다면 지금 여당은 훨씬 더 강력한 투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의제는 그 무게가 있는 법이다. 전략전술과 홍보는 100원 짜리를 200원 값어치 거래 수단으로 끌어올릴 순 있겠지만 1000원 짜리로 만들 순 없다. 정권 정통성이나 남북 긴장 완화 분위기에 대당하는 사안으로 값을 매기려할 경우 본원적 가치마저 떨어지기 마련이다.

 백주에 국회 본관 앞에서 벌어진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폭력 행위 역시 그렇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에 대한 조롱과 폄훼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었더니 물리적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 역시 당사자는 지극히 냉정해질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어떻게든 여권에 ‘빚을 지우는’ 상황으로 만들어나가야지 본전을 털어먹는 상황으로 가서 좋을 일이 없다. 홍준표 이후, 지방선거 이후에 대해 냉정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만 그런 것이 아니다.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드루킹 사건 이후 자기 스탠스가 가장 흐트러진 쪽은 바른미래당 같다. 실리를 챙기는 것도 아니고 한국당처럼 일단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다 예견은 하고 있지만 입 밖으로 잘 안 꺼내는 ‘정계개편’이야기는 손학규 선대위원장 입에서 먼저 나왔다.

 자유한국당이 현 정부 인기가 떨어져서 반사이익 거두기만 바라는 천수답식 정치에 매몰되어있다는 비판이 많다. 바른미래당은 두 당의 인기가 한꺼번에 떨어지길 바라고 있으니 한 술 더 뜨는 상황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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