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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4/23] 남북정상회담, 성과주의에서 자유로워야 성과 클 것 2024-04-17 14:47:41
금주에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최종적으로 갈 길은 멀지만 상당히 좋은 성과가 예측되고 있다. 북한 역시 어느 시점에선 강하게 힘을 쓰며 샅바싸움에 나서겠지만, 괜한 신경전을 벌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정치다. 과제가 해결되진 않고 자꾸 쌓이고만 있다. 게다가 하나같이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외치와 내정의 성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은 여러 모로 좋지 않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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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김대중 다음은 문재인?

 

 포춘지의 평가가 아니라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상당히 높다. 외교적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성급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정부 수립 이래 이승만, 김대중에 이어 가장 국제적 위상이 높은 대통령이 될 지도 모르겠다.

 국제적 평가나 외교적 성과는 사실 환경적 요인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전임자의 평가가 낮고 취임 시 상황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통찰력과 실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다. 보수적 야당도 인디언 기우제식 비난 공세는 멈추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비핵화를 포함한 비가역적 긴장 완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분명히 난제도 많을 것이다.

 또한 국내정치의 문제점들이 남북 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야당이 보수적 정서를 자극해서 문제’라는 평가와는 다른 이야기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에 있어서 항상 자기중심을 잡고 갔다. 국내 보수파에게서도 진보파에게서도 자유롭게 운신의 폭을 넓혔다.

 이로 인해 과거 정부들이 남북관계에서 ‘을’을 자처하는 성과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오히려 이것이 큰 성과로 직결됐다.

 하지만 국내정치가 잘 돌아기지 않을 때, 난제들이 많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권과 지지층에서는 “남북관계 보도가 작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좋지 않은 신호다.

 남북관계의 성과로 전반적 평가와 지지율이 높아지고 다른 영역의 국정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면도 있겠지만, 단기적 성과로 지금 현안들을 지워내는 것은 옳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그런 부분에 대해 눈치가 정말 빠른 쪽은 북한이다.

 

드루킹, 민주주의 파괴와 해프닝 사이

 

 드루킹 사태, 야당과 그 지지자들은 ‘전대미문의 민주주의 파괴 책동의 일단’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권과 지지자들은 ‘해프닝에 불과한 사안을 보수층이 정략적으로 부풀리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마도 본질은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어느 쪽 극단에 좀 더 가까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 논란의 구체적인 사항을 이 자리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만, 여권은 강한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누군가 김경수 의원을 다리로 해서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50여 분간 면담하기는 매우 이례적인일이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초동 대처는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위기는 위기요인 자체로 인해서가 아니라 관리과정에서 증폭되는 경우가 많다. 야당과 언론 비판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야당은, 분명히 기회를 잡은 것이지만, 이 사안에다 모든 것을 다 걸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당에 대한 불신과 의혹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못한다. 여당의 문제를 아무리 지적한다 할지라도, 아무리 그래도 야당보다 낫다는 인식이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의 대처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안 후보가 당과 역할분담을 통해 기조 전환을 자연스럽게 해내지 못하면 지난 대선 때 보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반면 김 후보는 승패를 떠나 벌써 의미 있는 싸움을 시작했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드루킹,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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