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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8/7] 안철수의 위기의식은 국민과 접점이 있나 2024-04-17 10:28:34
상례대로라면 정기국회를 앞두고 하한기를 맞아 모두가 숨고르기와 전력 정비를 할 때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안보 이슈, 부동산 대책과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 이슈에 더해 적폐청산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야권 역시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광복절-문 대통령 취임 100일(8월 17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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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에는 중간정리 필요

 

 강온, 낙관/비관 등 어떤 관점에서 봐도 안보상황은 좋지 않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는 점, 이 상황의 책임을 현 정부에게 돌릴 수 없다는 점, 야권이 지리멸렬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남남갈등’이 크게 불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사드를 둘러싼 현란한 움직임 등이 과연 대외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결과를 낳았는지, 현 정부의 역량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의 냉정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신뢰가 낳은 인내’와 ‘자포자기적 안정’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착각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어쨌든 청와대 입장에선, 8.15에는 현 상황에 대한 정리, 장기간은 몰라도 단기간 동안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적폐청산의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다. 1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항소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정치개입 이슈도 수면위로 솟았다. 국정원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이슈다. 또한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꼽은 사안이 13개인데, 이번 것은 그 첫 번째에 불과하다.

 종양은 명확히 도려내야하겠지만, 잘못된 일에 대한 처벌과 바로잡기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진영 대립식으로 전선이 형성될 경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높다.

 이를 위해서도 권력기관에 대한 제도개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다. 칼을 잘 닦아서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칼 자체의 크기를 줄이고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현 정부의 중요한 약속이자 책무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일자리, 원전 등 경제 관련 이슈들에 대해선 ‘찬-반’ 전선 뿐 아니라 ‘실력/인정/신뢰-불신’전선에 대한 인식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 경제 관련 이슈에 대해서 작은 것부터 성과를 보이는 것이 시급하다.

 

안철수의 비장감, 역시 떠 있는 느낌

 

 지금 야당은 견제와 대안을 내놓을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몽니를 부릴 힘도 없는 것 같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부터 진보정당인 정의당까지 다 마찬가지다.

 그나마 최근 국민의당이 엉뚱하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긴 하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안철수 전 대표가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부터다.

 안 전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다시금 위기의식과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그런데 안 전 대표가 보인 그 위기의식이 국민적 공감대와 맞닿아 있었는지 모르겠다. 국민의당이나 안 전 대표가 처한 어려움이 국민들의 어려움과 얼마만큼 접점이 있는 지, 혹은 안보와 경제의 면에서 국민들과 국가가 직면한 어려움에 안 전 대표가 공감했는지?

 중도성향의 국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적대적 의존관계에 매몰돼 현실과 괴리된 목소리와 주장, 정책들이 횡행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이 안 전 대표나 국민의당의 정당성을 담보할 순 없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기회를 줬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 대표 당선 가능성도 상당할 것이다. ‘안철수 출당론’ 등을 주장하는 당내 인사들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비교우위를 확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안 전 대표가 당대표로 당선되더라도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좌우양쪽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을 커질 것이고 가운데를 지키고 있으면 다시금 기회가 온다”는 식의 또다른 천수답식 정치를 재연한다면 다시 기회를 잡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8.15, 안철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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