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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31]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2017-11-19 02:19:19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ICBM이라는 단어 자체도 점점 익숙해져갈 만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져가고 있다는 점. 둘째 ‘한국 운전석론’에 대해 평양은 ‘무플’이라는 점. 여론의 지지와 행정부에 대한 장악력이 모두 높은 정권 초에 난제를 받아 든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상황은 매우 어렵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냉정하게 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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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보수와 합리적 우파가 손잡게 하지 마라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먼저 ICBM을 발사했을 때도 크게 손을 대지 않고 베를린 선언을 발표하는 ‘뚝심’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대화 제안에 대한 무응답과 미사일 추가 발사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대화를 중시한다고 할지라도 ‘나쁜 행동에는 보상이 없다’는 명제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바깥의, 정부와 가까운 성향의 전문가들이 ‘제제와 도발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창의적 발상’을 연일 주문하고 있긴 하다. 이 ‘창의적 발상’이라는 것이 “도발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과감한 유화적 대북제안을 하라”는 뜻임을 모두가 다 안다.

 그 같은 논리가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심중과 맞닿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역풍까지 무릅쓰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의무이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내적, 외적 상황과 동력의 냉정한 점검을 수반해야만 한다. 2000년의 6.15 정상회담이나 2005년의 9.19 선언이 비근한 예다.

 일단 사드 문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환경영향평가 선언->발사대 임시 배치’의 수순이 명분과 실리, 미국과 중국, 진보와 보수 여론 사이의 고민 속에서 나름의 정합성을 띠고 도출된 것이겠지만 그 논리 구조가 옹색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정치적으로 보면 청와대 입장에선 극우와 합리적 보수가 서로 마뜩찮아 하면서도 결합하는 것을 막아내는 메시지와 기획이 필요할 것이다. 선을 잘못 그어 양측을 같은 좁은 공간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가장 멍청한 기동이다.

 

민주당 혁신위?

 

 최근 여권의 움직임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짚어보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내각 구성이 거의 마무리 됐고 추경예산안도 통과가 됐다. 국정기획자문위의 활동이 종료되면서 100대 국정과제도 제시됐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여당의 투톱이 체면을 구기는 장면도 연출됐지만 어쨌든 결과는 만들어냈다. 거칠어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증세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과정에서 역할 분담도 나쁘지 않았다. 하한기 동안 호흡조절을 하고 정기국회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된다. 입법 이슈 뿐 아니라 개헌/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도 주요 과제다.

 그런데 불쑥 튀어나온 것은 ‘혁신위’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주 중반 최고위에서 혁신위 구상을 공개하고 최재성 전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취임 1주년이 돼 가는데 지금까지는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가 됐다. 이제 당이 물그릇을 키워서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위에서 지방선거 후보 경선 방식 변경 문제 등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 등도 논의될 수 있다’는 말도 함께 나왔다. 최 전 의원 내정 배경의 키워드로는 ‘권리당원’이 제시됐다. 추 대표가 이 같은 뜻을 밝히기 며칠 전에 최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박원순 시장 등 대선주자급 수도권 광역후보군을 공박한 바 있다. 게다가 민주당 지도부 주변에선 조직강화특위 구성 임박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통상 정권 초에는 청와대나 당 지도부가 각급 선거에 의한 원심력을 차단하려고 애쓰며 국정 의제 중심으로 정국을 운영하려 애쓰기 마련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본다면 판이 달아오르는 것을 최대한 미루고 일을 먼저 처리하고 싶어 하는 것이 상궤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그와 다른 길을 걸으려 하고 있다.

 물론 “당원이 주인 되는 당”,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자”는 말 자체는 어느 때나 ‘먹히는’ 이야기이긴 하다. 당원 중심과 국민 중심의 논쟁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 왜? 물음표를 떨어뜨리기 어렵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ICBM, 혁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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