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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갑·종로, 새누리의 ‘험지’ 아닌 ‘격전지’ … 양천갑은 알고 보면 백중세
[역대 선거 데이터로 본 총선] -상- 유권자 성향 분석 안대희 전 대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마포갑은 과연 험지(險地·험난한 땅)가 맞나. 그렇다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하려는 종로는 어떤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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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왼쪽)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마포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자 강승규 마포갑 당협위원장(오른쪽)이 “마포갑이 험지냐.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지 말라”고 안 전 대법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안대희 전 대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마포갑은 과연 험지(險地·험난한 땅)가 맞나. 그렇다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하려는 종로는 어떤가.

지난해 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을 만나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편안하게 승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여당 후보가 고전해온 황무지에 출마해 달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안 전 대법관은 “당의 뜻을 따르겠다”며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고, 오 전 시장은 “종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며 종로 출마를 강행했다. 마포갑의 강승규 전 의원이 “마포는 험지가 아니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지 말라”고 외치면서 ‘험지’는 어느덧 새누리당 내에서 유행어가 됐다.

중앙SUNDAY가 (사)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보니 마포갑과 종로는 ‘새누리당의 험지’라기보다 격전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새누리당의 험지를 ‘압도적인 야당 우세 지역’으로 해석한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분석의 대상이 된 선거들에서 여권 득표율(비례대표 득표+후보자 득표)과 야권의 득표율을 통합해 평균 격차를 비교한 결과 마포갑과 종로에선 야권의 지지세가 약간 우세하긴 했지만 압도적이지 않았다. 마포갑에 대한 야권 지지율은 여권에 비해 6.3%포인트 더 높았고 종로는 여야 간 득표 차이가 4.3%포인트 수준이었다. 야권에 유리한 순위로 보면 서울 전체 지역구 48개구 중 마포갑과 종로는 각각 18위와 26위로 중간 수준이었다.

특히 종로에선 유권자들의 비례대표 투표 결과와 지역구 후보자 투표 결과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①유권자들이 지지하는 정당(비례대표 투표 결과)과 당선자의 소속 정당이 다른 일이 얼마나 잦았는지 ②1~2위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작은 박빙의 승부가 얼마나 자주 벌어졌는지 두 가지를 기준으로 진짜 격전지를 꼽아보니 종로는 서울 격전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이 선거를 치르기 쉽다고 하긴 어려워도 거꾸로 당선이 어려운 지역으로도 보기 힘든 지역이다. ①번 기준을 배제하고 선출직 선거에서 1~2위의 득표율 격차가 얼마나 작았는지 ②번 기준만 적용해 보면 마포갑은 12위로, 13위를 기록한 종로보다 오히려 더 격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공통적으로 10위권 내 격전지에 꼽힌 곳은 서울에선 중랑을(박홍근·민)과 양천갑(길정우·새), 강북갑(오영식·민), 중구(정호준·민), 송파병(김을동·새) 등 8곳, 경기에선 안양 만안(이종걸·민)과 시흥갑(함진규·새), 고양 일산서구(김현미·민), 고양 일산동구(유은혜·민),고양 덕양을(김태원·새) 등 7곳이었다. 어느 기준을 삼느냐에 따라 순위는 일부 바뀌었지만 대세엔 지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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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 포인트. + 숫자는 여권 지지도, - 숫자는 야권 지지도를 각각 뜻함. 동은 행정동 기준
※숫자는 % 포인트. + 숫자는 여권 지지도, – 숫자는 야권 지지도를 각각 뜻함. 동은 행정동 기준

野都에 아파트 짓자 여당세 늘어

격전지로 선정된 지역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주로 주거 형태를 기준으로 유권자들의 연령과 출신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남 출신 인구가 많아 과거 야당세가 강했던 지역이 택지지구 개발 등으로 외부 인구가 유입되면서 여당세가 늘고, 그 결과 여야 백중세가 연출되는 식이다. 서울에서 최고 격전지로 꼽힌 중랑을은 14대 총선 이후 15대(신한국당 김충일 의원)를 제외하고 줄곧 야당 국회의원들을 배출했지만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후보(진성호)를 당선시켰다. 19대 총선에선 여권 후보가 난립했지만 야당 후보는 불과 0.9%포인트밖에 못 이겼다.

이런 변화에는 아파트 등 택지지구 개발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외부 인구 유입이 늘어 야권 지지층인 호남 출신 인구보다 영남 인구 비율이 더 높아져 야권 지지세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김구철(50) 중랑신문 편집국장은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야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분위기였다”며 “구시가지 형태가 많이 남아 있는 중랑갑은 여전히 야당 우세 지역이지만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중랑을은 최근 새누리당이 강세”라고 했다.

양천갑은 14대 총선 이후 한 번도 야당에 국회의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지역이다. 새누리당 소속의 원희룡 제주지사가 2000년 16대 총선에 출마한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한 곳으로, 특히 18대 총선 때는 25.3%포인트 차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19대 총선(1.2%포인트)과 18대 대선(1.0%포인트) 등 최근 선거에서는 잇따라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는 등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물론 ‘원희룡’이라는 절대 강자가 사라진 이유도 있겠지만 여기에도 주거환경 변화에 따른 유권자 연령대의 변화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목동 개발이 한창이던 1980~90년대에 건설된 아파트가 노후화되면서 당시 입주했던 1세대가 주거환경이 더 좋은 지역으로 옮겨가고 젊은 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학원가가 밀집한 목동으로 이주하면서 연령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지하철 9호선(염창역·등촌역)으로 강남 출퇴근이 편리해지면서 젊은 부부와 1인 가구의 입주가 증가한 것도 여당세가 옅어지는 데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경기도 격전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주거 형태와 관련해 인접 지역의 신도시가 공통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또 다른 특징이다.

경기도 최고 격전지인 안양 만안은 호남과 영남, 충청 출신 인구가 각각 30%씩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야당이 약간 우세했던 18대 대선을 제외하면 과거 대선의 전국 득표율이 이 지역 득표율과 비슷하게 나타나 ‘한국의 뉴햄프셔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평촌신도시가 생긴 안양 동안과는 달리 만안은 구도심 위주여서 야당세가 약간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동안에 비해 연령대가 높고 지역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보수 성향 토박이들의 결집력과 영향력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센 편이어서 여당 지지층도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흥갑도 비슷하다. 호남과 충청 출신 인구 비율은 각각 33% 정도로 비슷하고, 옆 지역구인 시흥을에 계획도시인 시화지구가 있어 상대적으로 시흥갑 유권자들의 연령대는 높은 편이다.
 
‘젊은 동네’ 역삼1동은 강남 속 野都
선거 결과를 동별로 살펴보면 여당 성향 혹은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구 안에서도 지역구와는 반대 성향을 보여주는 ‘섬’과 같은 지역들이 있다. 강남갑의 역삼1동과 강동을의 둔촌1동이다.

자료:네이버
역삼1동 -자료:네이버-
둔촌1동
둔촌1동 -자료:네이버-

강남갑은 야권 득표율에 비해 여권 득표율이 평균 33.3%포인트 높은 여권의 절대 우세 지역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유독 국기원 인근의 역삼1동은 야권 성향이 두드러진다. 18대 대선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겨우 0.2%포인트 이겼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보다 오히려 7.8%포인트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이와 반대로 둔촌1동은 야권 성향이 뚜렷한 강동을에서 여권에 강한 지지를 보내왔다. 강동을의 다른 동에선 야당 지지율이 높았는데 유독 둔촌1동에선 선거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여당에 더 많은 투표를 했다.

‘여도 속 야도’인 역삼1동은 주민의 절반 이상(50.1%)이 20·30대로 서울에서 가장 젊은 동네 중 하나로 꼽힌다. 역삼1동에서 만난 부동산 관계자는 “신혼부부·대학생·회사원이 대부분”이라며 “낮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골목길이 휑하다”고 말했다.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삼성·GS·한국타이어 등 대기업이 있고 금융사, 외국계 기업,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입주한 파이낸스 타워도 지척에 있다. 지방 출신 대기업 회사원들이 자취를 많이 하고, 통학버스가 떠나는 강남역과 가까워 지방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도 많이 산다. 그래서 유난히 1인 세대가 많이 몰려 역삼1동의 1인 세대 비중(67.8%)은 서울시(36.8%)나 강남구(37.2%) 평균보다 훨씬 높다. 초등학교가 하나도 없는 곳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도 속 여도’인 둔촌1동은 전형적인 아파트촌이다. 둔촌주공아파트 1단지부터 4단지까지가 여기에 자리 잡았다. 길거리에서 만난 주민 강모(52·여)씨는 “둔촌1동은 ‘강동의 강남’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실제 이 동네는 강동대로를 경계로 송파구와 맞닿아 있다. 80년대 지어진 둔촌주공아파트는 재건축을 앞두고 가격이 부쩍 뛰었다. 둔촌1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사업승인은 떨어졌고 관리처분을 기다리는 상태”라며 “최근 값이 많이 올랐다. ‘예전엔 길 건너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를 사려면 돈을 보태야 했는데, 요즘엔 사고도 남는다’는 말이 떠돌 정도”라고 전했다.

근처 동북고·보성고·창덕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가 많이 산다.
 
관악을, 투표율 낮아도 여 득표수 변화 없어
지난해 4·29 보궐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관악을에서 27년 만에 새누리당의 오신환 후보(3만3913표)가 당선됐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 후보(2만6427표)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1만5569표)가 각각 출마하면서 야권이 분열된 게 패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데이터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투표율이 당락을 갈랐다는 것이다.

18대와 19대 총선, 4·29 보궐선거에서 여권은 3만3000~3만8000표를 얻었다. 반면 야권은 4만1000~7만5000표를 득표해 진폭이 컸다.

지방선거와 비례대표의 경우 친박연대와 자유선진당을 포함한 여권 득표는 4만~4만2000표를 오르내렸다. 야권의 득표수는 최소 4만3000표, 최다 6만5000표로 큰 낙차를 보였다. 한결같은 여권 지지자들이 관악을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더모아의 조현욱 상임이사는 “서울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관악을의 여권 지지층은 아주 강고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여당을 찍을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진단했다. 관악을은 서울대가 있는 대학촌이지만 노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다. 서울의 전체 노령화 지수는 97이지만 관악을의 대부분 지역은 100을 넘어섰다. 특히 삼성동(옛 신림6동과 신림10동)·신원동(신림1동)·서원동(신림본동)은 150을 넘는다. 실제 65세 이상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삼성동·난곡동(신림3동과 신림13동)·미성동(신림11동과 신림12동) 등이다. 이들이 콘크리트 여당 지지자의 핵심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이 4·29 보궐선거에서 일을 냈다는 것이다. 당시 투표율은 36.9%로 매우 낮았다. 그런데도 여권 득표수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여권 지지자들이 야권 지지자들보다 열심히 투표했기 때문이다. 여권 지지자의 90%가 투표했지만 야권 지지자는 55%만 투표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구 안에서도 투표율 감소가 가장 컸던 지역은 야권 절대 우세 지역인 대학동(신림9동)이었다. 전체 투표는 19대 총선 때보다 3만6349표 줄었고, 이 중 91%인 3만3289표가 야권표로 보인다. 투표율이 이전 선거 정도 나왔다면 27년 만의 이변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욱 이사는 “관악을 보궐선거의 핵심 변수는 야권 단일화가 아닌 투표율이었다”며 “19대 때 통합진보당의 이상규 후보와 민주통합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김희철 후보로 나뉘었는데도 이 후보가 당선돼 야권이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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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 포인트. ()안은 지역구. 동은 행정동 기준
※숫자는 % 포인트. ()안은 지역구. 동은 행정동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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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 포인트. ()안은 지역구. 동은 행정동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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