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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재보선 종합 리포트]완승과 완패, 어떤 나비효과가 있나 2017-11-19 02:19:42
수치로나 내용으로나 야당이 완패한 선거다. 문제는 청와대가 이 결과를 성완종리스트와 세월호 시행령에 대한 국민 심판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야당이 선거에서도 진 마당에 그 밀어붙이기를 수용/굴복할 수 있을까? 여당이 선거에서 이겼지만 정국이 안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청와대가 문제다. 그리고 문재인 대표는 거취가 흔들리진 않겠지만 ‘앞으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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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구도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여당이 승리했기 때문에 정국이 안정될까? 여당의 압승으로 당분간 정국이 교착화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새누리당 3석, 무소속 1석이라는 결과는 이번 선거판이 열렸을 때의 예상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의외의 변수가 튀어나와 판을 흔들었지만 낮은 투표율이라는 재보궐 선거의 특성과 ‘일여다야’ 구도를 깨지 못했다.

어쨌든 선거는 선거다. 여당은 압승했고 제1야당은 참패했다. 선거구별로 따져 들어가 보면 더 그렇다.

광주에선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두 배 차로 따돌렸다. 성남중원과 인천서강화을에선 새누리당 신상진, 안상수 후보가 과반을 훌쩍 넘는 득표를 기록했다. 요컨대 일대일 대결을 가정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졌다는 이야기다. 관악에서도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을 20%선으로 묶는데는 성공했지만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득표가 예상과 달리 40%를 훌쩍 넘겼다. 정태호 후보가 약했다는 이야기다.

인천서강화을을 제외하곤 이번 선거가 야권 강세지역에서 펼쳐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완패다.

 

이번 선거가 성완종 리스트와 세월호 시행령에 대한 국민판단인가?

여당이 승리했지만 정국은 안정을 되찾긴 커녕 갈등의 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그 갈등은 교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성완종 리스트 문제가 그렇다. 청와대와 여당은, 특히 청와대는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성완종 전 의원을 두 번 사면해서 오늘날 이런 문제를 낳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은 상식선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여당이 한 발 물러설 기회도 사라졌고, 야당이 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이런 프레임을 수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월호 특별법시행령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여당과 야당이 의석을 나눠가졌다면 여당은 양보의 명분을 야당은 수용의 명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단 말이다. 대통령이 “정치 개혁”을 강조하면서 뒷전으로 밀린 느낌을 주는 공무원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면 성완종 리스트 등 대립적 이슈와 경제적 이슈를 분리 대응할 여유가 생겼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선거 대승으로 한 숨 돌린 청와대가 여유를 갖고 야당에게 명분을 주지 않는 이상 국정 전반이 교착화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과 , 이번 선거 결과를 볼 때 그런 가능성은 극히 낮다.

 

선거 전날 숟가락 얹은 박 대통령, 크게 좋을 일은 없다

야당을 공격한것이나 다름없는 선거 전날 홍보수석을 통한 메시지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선거 승리의 ‘지분’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이번 선거 과정을 짚어보면 청와대, ‘친박 핵심’은 도움이 되긴 커녕 당의 발목을 계속 잡았다.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의 노련함과 새누리당 특유의 당적 저력이 청와대라는 핸디캡을 극복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선거 전날 야당의 비판을 무릎쓰고 무리수를 던졌다. ‘사과’를 하라는 김무성과 유승민의 요구를 되치기해 선거 이후 당청관계가 급속도로 당 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낸 것이다. ‘권력 운용’ 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긴 어려워 보인다.

도대체 '창조경제‘ ’국가개조‘ ’4대 개혁‘ ’자원외교 및 대기업 비자금 사정‘ ’정치문화 개혁‘ ’ 등 무수한 구호 중 이 정부의 국정 우선순위가 어떻게 되는 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자체, 국정운영 능력 자체가 변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당이 짊어져야 하는 청와대의 무게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결국 시간은 당청 중 당의 편이고, 당에서도 변화를 시도하는 쪽 편이다.

오히려 혁신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여당이 차라리 맞을 매를 먼저 맞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의 총선 공포심을 완전히 누그러 뜨릴 것 같지도 않다.

 

긍정적 면을 찾을 수 없는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

이번 선거의 어느 면을 뜯어봐도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 긍정적 면을 찾긴 어렵다. 삼개월 여 동안 일위를 달리고 있는 개인 지지율, 성완종 리스트 국면에서 상승한 당 지지율이 별무소용이었다.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야당이 여당 보다 불리한 것은 그 자체로 구조다. 하지만 야권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광주서을과 서울 관악을은 다르다. 게다가 이 두 지역의 후보들은 이해찬 총리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거쳤고 열린우리당 광주시장 후보를 지낸 조영택과 이해찬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정태호였다.

야권 지지층내 친노 비토정서의 실체를 재확인시켰다. ‘친노는 경선에 강하지만 본선에 약하다’는 소리를 스스로 증명했다. 경선 능력과 본선 능력의 괴리라는 지점은 향후 총선 공천 규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논쟁적인 지점이 될 것이다. 또 문재인 대표는 참여정부 당시 사면 논쟁이 나오자 급격히 스텝이 꼬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이 여전히 노무현의 ‘자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문재인 대표가 그간 인사나 다른 면에서 탈계파를 위한 노력을 쏟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광주와 관악 주민들은 “그 정도론 안 된다”고 답했다.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문재인 체제를 흔들 에너지 자체가 없다. 당장 다른 선택지도 없다. 지긋지긋한 비대위를 다시 꾸릴 수도 없다.

문재인 대표가 호남과 계파 문제에 대해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하지만 그 방향이 ‘당내 소계파들과 화합’ ‘기득권 보장’ ‘동교동 우대’로 간다면 최악이다. 민생우선 기조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계파를 막론한 과감한 물갈이를 준비해야 한다. 안 좋은 것을 고치고 좋은 것을 지켜야지, 그 반대가 되선 안 된다. 어차피 총선에서 실패하면 대권도 없다. 억지로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본선에선 또 지게 되어있다.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안희정 등 광역단체장을 제외하곤 거의 유일하게 당내원내에 있는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긍정적 면모를 노출했다. 경제문제에 천착하면서 선거에선 당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의 패배로 상당 부분 반사이익을 거둘수도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갑자기 보폭에 변화를 줄 것 같진 않다.

 

어깨 무거워진 천정배, 계획서 마련해야

천정배 의원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단박에 호남 정치의 상징이 됐다. 그런데 뒤집어 보면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말이 된다. 무소속이긴 하지만 혼잣몸이 아니다. 그리고 과제도 중층적이다. 총까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해야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선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아야 한다. 친DJ정서를 지니고 친노의 이른바 호남홀대에 분노한 중노년층과 호남 혁신을 바라는 진보적 대중이라는 상반된 지지층을 앞으로 어떻게 결합, 확산시키느냐도 숙제다..

정동영을 비롯한 국민모임 그리고 그 국민모임을 측면지원한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진영이 형편없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천 의원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물론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쇠는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 천 의원은 넥스트 플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천 의원과 반대로 진보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얻은 것이 없다. 차별화된 비젼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관악에서 정태호를 낙선시킬 힘 딱 그 만큼을 보여줬다.

어떤 식으로든 진보정치의 재편이 시도되고 총선 이전엔 결과물도 나오겠지만, 앞으로 1년 동안 어떻게 존재감을 보일지 자체가 숙제다.

키워드 / 태그 : 재보선, 성완종, 문재인,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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